[한겨레]시련이 보약…프로축구 무명의 반란

이광재(27·포항 스틸러스)는 버림받은 축구선수였다. 불러주는 대학이 없어 대구대도 가까스로 들어갔다. 그는 “프로입단까지 하지 못할 때 상당히 좌절했다”고 떠올렸다. “축구인 2세로 아버지(이연호씨·제일은행 수비수 출신)께 부끄러웠던 적도 많았다”는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.그를 받아준 곳은 군대였다. 2001년 12월부터 상무에서 뛴 그는 전남 드래곤즈 눈에 들었고, 프로데뷔 4시즌째인 올해 포항으로 둥지를 옮겼다. 이동국(미들즈브러) 대타로 포항에 온 그는 브라질 감독 파리아스 ‘공격축구’의 첨병이 됐다. 프로축구 정규리그 3경기에서 벌써 2골을 넣어 득점왕 공동선두다.“2군 생활하며 뒤에서 지켜만 볼 때 너무 속상했어요.” 이근호(21·대구FC)는 고교 3학년 때 백운기 전국대회 최우수선수였다. 그러나 2005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해 2년간 8경기만 얼굴을 내밀었다. 빠른 축구를 선호하는 변병주 대구FC 감독에게 100m를 11초 후반에 달리는 이근호는 제격이었다. 이근호는 지난 18일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0-2로 지던 후반에 헤딩골 2개를 넣어 무승부를 만들었다. 프로에 온지 3년 만에 넣은 데뷔골이다. 이근호도 정규리그 득점 공동 1위다.박재현(27·인천 유나이티드)이란 이름에서 무명의 반란은 정점에 이른다. 2003년 대구FC에 들어갔지만, 3경기만 뛴 뒤 1년 만에 방출됐다. 새 출발을 위해 이름도 박성호에서 박재현으로 바꾼 그는 실업팀 현대미포조선에서 재기를 꿈꿨다. 2005년 프로팀 인천에 온 그는 지난 14일 대구FC와의 컵대회에서 2골을 터뜨렸다. 그는 컵대회 득점부문에서 안정환(3골·수원 삼성)을 쫓는 2위로 올라섰다.송호진 기자 dmzsong@hani.co.kr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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